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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바람에 입은 '싱글 벙글'
작성자 : 학과장 작성일 : 2011.03.09 조회 : 3820

여전히 안구를 말리는 쌀쌀한 바람에 뭘 그리 망설이나 했더니, 수줍은 봄은 이미 해군 UDT처럼 수중으로 침투하고 있었다. 서해안. 세계적으로 명품 갯벌을 자랑하는 우리 서해안의 봄은 바닷속으로 온다. 충남 당진에서부터 보령까지 이르는 서해안 중부는 원래도 그렇지만 특히 봄에는 보물창고로 변신한다. 새조개, 주꾸미, 실치(백어), 굴, 키조개 등 귀한 어패류들이 쏟아지고 있다. 곱디고운 옥색으로 물들인 바다 위 삐죽삐죽 머릴 올린 섬, 그리고 밀가루같은 모래톱도 겨울의 묵은 때를 벗어던진 채 여행객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얼핏 보면 진흙빛 흙탕물 뿐인 서해안 기나긴 길은 고운 봄바다의 절경과 맛난 음식을 줄줄이 꿴 보석목걸이를 닮았다.


◇안녕? 서해안
서산에서 좀더 내려오면 리아스식 해안의 태안과 만난다. 태안과의 조우를 앞두고 별안간 심장이 뛴다. 몇년전 시커먼 기름때에 뒤덮힌 태안 앞바다의 서글픈 눈빛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탓이다. 다시 해맑아진 태안의 모습을 마주치고도 몇 번이고 다시 뜯어보게 된다. '똑딱선 기적소리'의 만리포도, '아라비아'를 닮은 신두리 해안사구도 모두 잘 있다. 고맙다. 살을 에는 날씨에도 쪼그려 걸레질을 하던 그 국민이 고맙고, 이렇게 명품 해안을 되살려준 태안 주민들이 고맙다. 그 덕분에 우린 여전히 몸과 마음을 씻어낼 맑은 바다를 가지고 있다. 이른 새벽 신진도 안흥외항에 서서 조업나가는 고깃배 뒤로 멀리 펼쳐진 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고기도 숨어든다는 고요한 어은(魚隱)돌 해수욕장 작은 해변에 앉아 일상에 멍든 몸을 달랠 수 있다.


미역귀처럼 우둘투둘 튀어나온 서해안에선 어디든 풍광이 좋다. 해안선이 밋밋하지 않은 까닭에 오밀조밀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모래톱이 밀려와 쌓이는 곳이라면 더욱 마음이 편해진다. 드넓은 백사장이란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넓이만큼 마음을 벌려주는 신기한 마력을 가졌다.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향한다. 태안읍에서 근흥면 안흥항 쪽으로 나서면 연포, 갈음이 등 좌우로 넓은 사장(沙場)을 가진 해변이 차례로 나온다. 골든베이리조트 옆 갈음이 해변은 아직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곳. 하지만 부채꼴처럼 넓어지는 이 작은 해변에는 모래폭풍이라도 불어온 듯 모래로 가득하다. 다리미질이라도 한 것처럼 반들반들한 해변은 물론이며 100m 가까이 떨어진 해송 숲도 허리까지 모래가 차올랐다. 중동의 사막 해변을 떠올리게 된다. 1시간 쯤 내려와서 만나는 보령 무창포 해변. 시뻘건 노을이 떨어지면 한폭의 그림으로 변모하는 곳이다. 물기 살짝 낀 드넓은 갯벌은 하늘의 붉은 기운을 모두 받아들여 온 천지를 황금색으로 물들인다. 각도에 따라 계속 풍경이 변하는 무창포 앞바다 첩첩 섬들의 풍경은 세상 어떤 조경의 달인도 감히 놓지 못하는 예술적 포석이다.

◇이 길이 식신로드
바다는 자신을 살려준 인간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맛난 해산물을 안겨준다. 졸깃하고 고소한 맛의 주꾸미는 봄바다의 선물 중 대표격이다. 태안 몽산포 몽대포구. 스테인드 글래스처럼 여러색으로 분광하는 바다 깊은 곳에는 나날이 머릿속이 차들어가는 주꾸미가 춤을 추고 있다. 아직 어획량이 적어 다소 비싼 듯하지만, 한 마리 데쳐서 먹어보면 '봄주꾸미'란 말은 괜한 허명이 아니다. 육수에 넣었다가 '미디엄 레어'격으로 겉면이 불그스레 물들어갈 때 잽싸게 집어먹자면, 씹는 이가 하도 춤을 추는 탓에 혀를 씹는 줄도 모를 지경이다. 오월까지 맛볼 수 있는 보령 천북의 굴은 아기 볼따구니처럼 살이 탱글탱글 올랐고, 새부리를 빼닮은 새조개도 절정으로 치달은 제철을 기념이라도 하듯 달콤한 향을 온몸에서 풍기고 있다. 양념도 필요 없이 그저 팔팔끓는 물에 살짝 담궜다가 꺼내 먹으면 크림 치즈처럼 살살 녹는다. 어디 이뿐이랴. 당진 장고항 실치(뱅어)는 매화와 같은 봄의 전령사. 가느다랗고 새하얀 몸의 실치가 봄의 상큼한 내음을 담고 뭍으로 퍼올려진다. 실오라기 같은 놈을 불끈 짜서 무쳐먹는 실치회무침이 혓바닥에 봄을 전한다. 이 정도 재료에 요리 솜씨는 따로 필요없다지만, 차디찬 겨울을 이겨낸 게국지가 곁들여지며 식욕을 한껏 북돋운다. 게장국물이나 젓갈을 듬뿍 써 끓여낸 묵은 김치가 멀쩡한 이를 밥도둑으로 만들고 만다. 눈은 명품 해안을 향해 쏠리고, 혀는 충청도의 참맛에 흠뻑 빠지고 마는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보령 구간. 이 길이야 말로 봄날 최고의 '식신(食神)로드'다.


 


여행정보
●봄철 특산물가격=주꾸미는 태안 몽산포가 특히 유명한 산지로 주꾸미의 지난주 현지 시세는 1㎏에 3만2000원이다. 식당을 찾아 이것저것 차려서 샤브샤브로 맛보려면 총 5만원은 줘야 한다. 몽산포 앞에 주꾸미를 취급하는 식당들이 줄이어 서있다. 라면을 넣고 끓이는 주꾸미 먹물 라면도 일품. 보령 천북 굴단지 굴구이 가격는 한 대야에 2만5000원 선. 4인 가족이 실컷 먹을 수 있는 양이다. 한끼 식사로 좋은 영양굴밥은 돌솥에 굴을 넣고 1인분씩 지은 밥. 뜨거운 밥과 함께 넘기는 살찐 굴의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홍성 남당리 새조개도 맛있다. 3월이 지나 '끝물'이지만, 가장 맛있을 시기라고 입을 모은다. 역시 어획량 감소로 가격은 평년보다 1만원 이상 오른 1㎏에 5만원 정도에 식당에서 맛볼 수 있다. 보령 무창포해수욕장에는 조개구이집들이 늘어서있다. 보통 굴과 가리비, 백합, 대합, 소라 등을 내오는데 2~3명이 맛볼 만큼 주문하면 4~5만원선. 비싼 키조개도 양념해 알루미늄 접시 위에 담아준다. 다 먹은 후 조개를 듬뿍 넣은 칼국수까지 먹으려면 조금 작은 것을 주문하는 게 낫다.


●맛집=보령 무창포 비체팰리스 옆 지영이네 횟집은 신선한 제철 조개류를 사용한 조개구이가 맛있고, 칼국수도 시원하다. 친절한 주인 아저씨가 작은 조개류 정도는 계속 집어다준다.(041)935-0703. 서산시청 인근 신한은행 뒤 진국집은 충남 토속요리 게국지를 기본으로한 백반이 유명한 집. 젓갈을 듬뿍 쓴 게국지와 집된장, 계란찜, 동태무조림 등을 나물반찬과 함께 한상 가득 차려낸다.(041)665-7091. 보령 천북굴단지 천북수산은 식자재를 자족하는 식당이라, 싸게 해줄 수는 없지만 딴집보다 많이 준다고 단언한다. 신선한 영양굴밥과 함께 나오는 밑반찬도 맛있다.(041)641-7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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